블랙에 대한 고찰 및 생각 (글多多)
블랙
겉으로만 보면 단색이기에 블랙은 쉬운 거 아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레는 참 신기합니다.
내가 원하는 형질을 만들고 싶으면 A와 B를 붙이면 이런 거 나오겠다.
대충 생각한 그대로 나오기는 하니까요. 웬만하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블랙이란,
단순히 비주얼적으로 블랙을 뽑는 건 저뿐만 아니라
다른 블랙 브리더분들도 쉬우실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요.
저는 브리딩에 관한 이야기를 되게 좋아합니다.
처음부터 팬텀에 슈퍼 스트라이프가 존재했던 것은 아니었듯이,
팬텀은 그 자체로 무궁무진한 매력을 지니고있습니다.
팬텀으로 발현된 아이에 형질을 계속 덮어 씌운다든지,
타이거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발현을 유도할 수도 있고,
팬텀으로 발현된 아이의 질감을 러프하게 만들어 입체감있는 색감을 만들건지
소프트한 질감에 색감을 먹어들어가며 만들건지 방법은 다양합니다.
또한 화이트 발현을 극도로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색감을 강화시키는,
어찌 보면 역설에 가까운 접근까지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활용 범위와 가능성은 매우 다양합니다.
아직 실험해보지 않았지만, 생각해본 예시를 떠올려 볼까요?
차콜에 슈퍼스트라이프를 입히며 해칭하면 화이트핀을 달고 나오죠.
그 화이트핀을 머리 즉, 크라운까지 이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보바가 가진 특징 중 하나가 공룡처럼 동글동글한 핀을 달고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제 말이 정답은 아닙니다. 틀릴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핀형질이 유독 좋은 보바와 핀타입의 차콜과 페어하면
헷팬텀을 가진 핀타입의 아이가 나올테고, 그 아이와 핀타입의 차콜을 페어하면서
세대를 거듭해오면 언젠가는 화이트핀이 크라운까지 차오른 차콜이 나오지 않을까요?
또는, 화이트핀이 지워지지않고, 바디 위로 많이 올라와 있는 개체들만을 킾하며,
계속 브리딩을 이어나가다보면 언젠가 나올 수 있겠죠.
브리딩 방식은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1차 베이스가 다크한 헷팬텀을 지닌 개체의 형질을 보고, 팬텀과 페어하여
원하는 방향의 팬텀 발현을 비교적 빠르게 이끌어낼 수도 있고,
설명했듯이, 헷팬텀이 없는 개체와의 페어를 통해
최소 3~4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로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접근도 가능합니다.
블랙에 미친 사람이라 그런지, 저는 블랙 이야기만 나오면
저랑 이야기해본 업체분들, 손님분들은 아시겠지만
적으면 2~3시간, 많으면 8시간 내내 떠듭니다.
블랙을 단순히 깔끔한 단색도 좋지만, 거기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건
참 짜릿한 거 같습니다.
그만큼 블랙이 세상에서 가장 좋습니다. 그냥 좋아합니다. 미친듯이
하지만 그만큼,
단순 비주얼 작업 이후에 들어가는 디테일한 작업은
순수하게 브리딩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순수 경험 + 실력 + 시너지라고 봅니다.
누가 봐도 “ 저걸 왜 쓰는 거지? ” 하는 암컷에서
예쁜 아이가 고정적으로 나올 수도 있는 거고,
누군가 보기엔 “ 저걸 차콜이랑 왜 붙이는 거지? ” 하는 아이를
한 번 거친 다음, 그 후대에서 예쁜 아이가 나오도록
작업하는 것처럼 말이죠.
지금 크레만 3년 반째 하고 있는데,
저보다 더 오래, 많이 하신 분들이 계실 테고
그분들이 있었기에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열심히가 아닌,
계획적인 브리딩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다양한 타입의 블랙을 브리딩하며
거기서 기본적인 퀄리티를 가져가면서 거기서 더 저점을 높이고,
고정률을 잡으며 고점을 뚫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저는 위로 올라가고 싶습니다.
단순히 분양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분양보다 제가 가장 하고 싶은 건
블랙에 통달하신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블랙에 대한 제 생각과
블랙에 대한 심오하고 깊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유가 가장 큽니다.
그렇기에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나가서인지
블랙 하면 나이트메어,
차콜 하면 떠오르는 사람 중 한명이 나이트메어라고
불러주시는 것에 매일매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것보다 저는 3년 반 동안 하면서
단순 분양보단, 블랙이란 한 우물에 미친 놈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단색은 파고들면 들수록 정말 어렵습니다.
단순히 비주얼 작업?
까만 아이는 마음만 먹으면 많이 해칭할 수 있습니다.
지식과 경험이 없더라도
지금 시장에 있는 아이들은 웬만하면
수세대 작업을 거쳐 UpGrade된 아이들일테니 말이죠.
물론 그동안 쌓아온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면 더 쉽겠죠.
하지만 그 비주얼만 뽑겠다?
저는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합니다.
차콜은 파업을 시키면 물론 까매지겠죠.
하지만 그 까매지는 정도가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중요합니다.
“ 분명 어릴 땐 엄청 까맸다 "
" 하지만 성체가 되면서 색깔이 빠졌다 ”
“ 도도시를 받았는데, 아이가 원숭이다 ”
" 사진은 블랙인데, 받아보니 연한 색감이다 "
이런 말들, 시장에서 수도없이 많이 봐왔습니다.
저도 형질 안 보이게 까맣게 찍으라면 찍을 수 있지만,
제가 F1, F2부터 작업했던 아이들,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세대를 거쳐 업그레이드된 아이들을 바탕으로
계획한 브리딩에서 나온 아이를
그렇게 분양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사람마다 올블랙이란 기준, 블랙에 대한 정의, 밀도가 다 다르므로
제 노력과 시간, 그리고 계획했던 브리딩에서 나온 아이들을
형질부터 눈에 보이는 색감을 그대로 담을 수 있도록
포토박스 + 카메라를 이용하여 찍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느낀 점은,
오히려 실제로 수령하셨을 때, 실제 색감이 더 좋다고 좋아해주시더라구요.
말이 좀 헛나갔네요.
다시 말을 이어나가보면
블랙 크레스티드 게코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차콜이겠죠.
아잔틱은 색감 작업을 통해 까매진 거고요.
저는 차콜을 브리딩하면서 정말 많은 실험들을 해봤고,
지금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잘났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항상 겸손하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며 해왔습니다.
그렇기에 열정이 더해져 앞으로 더 달려나갔던 거 같네요.
저는 블랙이란 이 하나의 뿌리에서
단순히 블랙이란 단색에서 끝나는 게 아닌
질감, 색감, 발색 유지력, 하나하나 성장과정을 봅니다.
분양 보냈던 분들한테 어떻게 자랐는지 여쭤보기도 하구요.
저는 색감과 밀도가 짙고, 머리까지 올블랙인 성체,
(해츨링때는 누구나 까맣고, 누구나 올블랙입니다)
발색 유지력 또한 6~8시간, 혹은 계속 까맣게 유지되는 아이.
거기에 꼬리까지 까맣게 먹어들어가는 아이를 만들려고 합니다.
제가 말하는 올블랙 같은 아이는 이런 느낌입니다 ▼
단순히 뭐가 유행하니까 이거랑 엮는다?
(잘못되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저는 그 방향보다는 검은색을 더 진하게 못 만든다면
밀도와 발색유지력을 더 업그레이드시켜
머리까지 올블랙을 만들면 모두가 바라는 블랙이지 않을까 ?
이렇게 생각합니다.
(블랙아이도 좋고, 골든아이도 좋아합니다..)
이걸로 블랙에 대한 저의 고찰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 = = = =
문득 이 글을 적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드네요.
블랙, 그리고 크레를 떠나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뒤에서 적지 않은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하나에 꽂히면 열정이 과해져서, 미친 듯이 파고드는 성향이다 보니
그 모습을 경쟁으로 받아들이시거나 가볍게 보셨던 분들도 계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저는 블랙을 너무 좋아해서, 제가 해보고 느꼈던 부분들 또는
순수하게 궁금한 점이 있다면 꼭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누군가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고,
나만의 블랙을 만들어가면서
서로 브리딩 하며 알게 된 정보를 나누고, 함께 즐기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건 지금도 변함없는 제 진심입니다.
제 순수한 열정이 담긴 블랙, 앞으로도 쭉 그대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쨌든! 이번 올 한해 준비해둔 프로젝트 여러분들께 공개할 그 날까지
고심초사하며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프로젝트 또한 기획해두었구요.
올해 여러분들께 제가 한 단계 더 높은 블랙, 아니 멋진 블랙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더 나은 퀄리티를 고정적으로 만들고
그 이상은 물론이고 새로운 결과물까지 보여드리는 것
그게 브리딩에 미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자주 알리는 거구요!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예시를 들면
중식을 먹더라도 같은 짜장 베이스라도
짜장면으로 끝낼지, 짬짜면으로 갈지,
아니면 간짜장까지 갈지는
그 사람의 브리딩 디테일 차이가 보이기에
참 크레는 재밌는 거 같습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